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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절기를 계절 변화에 맞춰 생활과 농사, 그리고 음식을 조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절기마다 특별한 풍습과 의미가 있는 전통 음식이 있었는데, 이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건강과 복, 풍년을 기원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절기별로 어떤 풍습과 음식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봄 절기와 풍습, 음식
봄 절기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가 있습니다. 입춘에는 대문이나 벽에 ‘입춘대길, 건양다경’ 같은 글귀를 붙여 한 해의 복과 평안을 기원했습니다. 우수에는 봄비가 내려 얼음이 녹기 시작하고, 경칩에는 동면하던 개구리나 벌레가 깨어난다고 하여 논밭 갈이를 준비했습니다. 춘분 무렵에는 낮과 밤이 같아지며, 청명과 곡우는 본격적인 농사 시작 시기였습니다.
봄 절기에는 봄나물을 먹는 풍습이 있었는데, 두릅, 냉이, 달래, 쑥 등은 겨울 동안 부족했던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해 주었습니다. 특히 청명에는 찬 음식을 먹는 ‘한식’이 겹쳐서, 숯불에 구운 제육이나 찬 떡을 먹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여름 절기와 풍습, 음식
여름 절기는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로 이어집니다. 입하는 여름이 시작된다는 뜻이며, 소만은 만물이 점점 자라나고 곡식 이삭이 패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망종은 씨 뿌리기에 가장 좋은 때로, 논일이 한창이었습니다. 하지 무렵에는 낮이 가장 길어 햇볕이 강했고, 소서·대서는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라 ‘삼복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름 절기에는 시원하고 수분 많은 음식이 인기였습니다. 참외, 수박, 오이, 보리밥, 콩국수, 냉국 등이 대표적이었으며, 하지 전후에는 보리를 수확해 보리밥을 지어 먹었습니다. 대서 무렵에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닭백숙이나 삼계탕을 먹는 풍습이 생겨났습니다.
가을·겨울 절기와 풍습, 음식
가을 절기는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입니다. 입추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지만, 아직 더위가 남아 있어 ‘가을 더위’가 있었습니다. 처서 무렵부터 더위가 가시며, 백로에는 이슬이 내리고, 추분에는 낮과 밤이 같아집니다. 한로와 상강에는 찬 이슬과 서리가 내리며, 본격적인 추수가 이루어집니다. 가을 절기에는 수확의 기쁨이 담긴 음식이 많았습니다. 햅쌀로 빚은 송편, 갓 수확한 밤과 감, 배, 사과 등이 대표적입니다. 겨울 절기는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입니다. 입동에는 김장을 담가 겨울을 준비했고, 소설과 대설 무렵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고, 소한과 대한은 가장 추운 시기여서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습니다. 겨울 음식에는 무, 배추, 시금치, 곶감, 동치미, 곰탕 등이 있었는데, 이는 추운 날씨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었습니다.
절기별 전통 풍습과 음식은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절기를 이해하고 음식의 의미를 되새기면 계절마다 건강을 지키고 풍요로움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절기 음식을 생활 속에 조금씩 되살려보며, 자연과의 조화를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